처음 시작하던 그 떨림과 감동으로 - 리얼그룹의 데뷔 음반.
1984년 스웨덴의 왕립 음악 아카데미에서 각자 전공하는 악기가 다르던 다섯 명의 젊은이들이 '인간의 목소리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라는 모토 아래 의기투합하여 만든 보컬 그룹 '리얼 그룹'.
열광적인 첫 데뷔 공연 이후 2년뒤에 녹음된 이 음반은 스튜디오에 두 개의 마이크를 놓고 한번에 노래를 불러 투 트랙 테잎으로 녹음을 하고 일체의 후반 믹싱 작업도 없었던, 공연장이 아닌 '스튜디오에서의 라이브' 음반인 셈이다. 데뷔 이후 악기를 쓰지 않고 오직 목소리로만 노래하는 원칙은 현재까지 지켜지고 있기는 하지만, 매 음반마다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여 최근 앨범인 "Commonly Unique" 에서 들을 수 있게 된 화려한 이펙트 사운드에 우리의 귀가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그들의 숨소리조차 그대로 전해지는 이 솔직하고 꾸밈없는 처음 노래들은 더더욱 감동스럽다.
'All of Me', 'Misty', 'Li'l Darlin'', 'Night and Day', 'As Time Goes By' 등의 재즈 스탠다드와 'Batlat' (뱃노래) 같은 스웨덴 포크음악, 재미있는 가사와 빠른 템포의 'Who Put the Bomp' 등의 다양한 수록곡들에서는 아직 멤버들의 개성이 면면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오히려 데뷔 음반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인 호흡으로 만들어 내는 완벽한 하모니에 절로 경탄을 거듭할 수밖에 없게 된다.
데뷔 이래 현재까지도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연 넘버인 'Li'l Darlin''과, 아름다운 노래들을 많이 만들어 이후 리얼그룹의 음반에서 단골로 등장하게 되는 Povel Ramel 의 곡인 'Coffee Calls for a Cigarette', 점찍어둔 여인이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준 노래를 작곡한 사람이 누구인지 악수라도 하고 싶다는 재미있는 내용의 'Who Put the Bomp' 같은 곡들이 특히 사랑스럽다. 이후의 음반들에서 어떤 노래든지 가장 리얼그룹다운 아카펠라로 솜씨 좋게 빚어내는 실력을 발휘하는 안데쉬 얄께우스(베이스)가 이 음반에서도 대부분의 편곡을 맡았다.

1  All Of Me
2  Misty
3  Joy Spring
4  Coffee Calls For A Cigarette
5  Med Ogon Kansliga For Gront
6  Blues For Alice
7  Li'l Darlin'
8  Night And Day
9  As Time Goes By
10  Batlat
10  My Romance
12  Varsang
13  Who Put The Bomp